top of page

행동력이 관건이었다. 산 속의 그들이 눈치채고 발빠르게 리스를 떠나기 전에 붙잡아야 했다. 데릭은 해가 지길 기다려 유스티티아 백작이 머물고 있는 숙소로 향했다. 행장이 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다음 날이면 즉시 떠날 기세였다. 데릭이 운을 땠다. '사냥이라도 가시나 봅니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백작이 받았다. '찾으시던 사냥감을 만났는데 그냥 돌아가실리 없지요.' '사냥감이라.' 백작이 고개를 기울였다. '저 절벽들을 타고 올라가면 산양이라도 발견할 수 있겠나? 이 지역에 빠삭하다는 자들도 길을 트지 못하던데 말일세.' 너스레를 떠는 말에 데릭은 미소지었다. '세 명 있습니다. 말을 하면 나무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면 하늘에서 눈이 떨어지는 자들이지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는 성급히 말을 이었다. '그들을 원하십니까?' 후덕한 인상의 백작은 북실한 턱을 매만지며 갓 성인이 된 청년을 바라보았다. '이름이 뭔가, 자네.' '데릭입니다.' '데릭,데릭.. 안 어울리는군. 성은?' '없습니다.' '그래, 데릭. 자네 말대로 내가 산 속에 있는 무언가를 사냥하기 위해 왔다면 자네는 무엇을 위해 나를 찾아왔을까?'
'백작님과'
젖살도 다 빠지지 않은 청년이 말을 맺었다.
'거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