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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 드문 손님이 왔다. 귀족이었다. 씀씀이가 좋은 사람이라 자경단이며 마을의 목소리 큰 자들은 그 자에게 한푼이라도 더 뜯어내려 손이 발이되고 입 속의 침이란 침은 다 마를 지경이었다. 리스같은 마을에 무슨 용건인지는 몰라도 좋은 기회였다. 그러지 않아도 작년부터 계절을 가리지 않고 눈이 내리고 서리가 끼는 통에 농사란 농사는 다 망친 참이었다. 유스티티아라고 소개한 그 사람은 백작이라는 지위에 어울리지 않게 담백한 인물이었다. 수행인 한 사람만 데리고선 사사로운 일에 손을 빌리지도 않았다. 마을 이곳저곳, 경작지 등을 둘러보던 백작은 마지막으로 근처 산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자경단의 발빠른 자들이 길 안내에 나섰으나 이상하게도 같은 곳을 빙빙 돌며 길을 잃고 돌아오기 일수였다. 경을 칠거라 생각했지만 백작은 뜻밖에 만족한 눈치였다.


 스무 살 먹은 청년 데릭은, 유스티티아 백작이 숲 속의 존재를 찾아 왔다는 것을 금새 눈치챘다. 그리고 그들이 쉽게 발각되지 않을 자들이라는 것도 알았다. 아무리 인적 드문 산길이라지만 몇 십 년을 은둔한 자들이었다. 어쩌면 이미 수색을 눈치챘을 가능성도 있었다. 아니, 필시 그러리라. 노르의 아버지 이리야는 순진한 자였으나 어머니라는 자는 만나본 적이 없었다. 노르와 이리야의 이야기로 짐작하건데 어지간히도 신중하고 인간을 기피하는 자일 것이었다.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고초를 겪고 난 후부터 시름시름 하더니 지난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앓아눕고 말았다. 먹을 것이 없어 마을 사람들 인심은 나날이 흉흉해졌고, 바보들만 모인 자경단은 뾰족한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입씨름만 반복하고 있었다. 자신은 한쪽 다리를 못 쓰는 불구자다. 이대로라면 평생 리스에서 짐승만도 못한 삶을 유지하다 죽을 것이었다. 그렇게 내버려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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